왜 색동옷을 입고 떡국엔 오색 고명을 올릴까? 국립민속박물관이 들려주는 ‘한국의 색’ 이야기”
민족 대명절 설날, 우리 고유의 의복과 명절 음식 곳곳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특별한 색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오방색’이다. 이번 설에는 아이들과 함께 우리 고유의 색깔 속에 숨겨진 조상들의 지혜와 소망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 나쁜 기운은 막고 복을 불러오는 옷, ‘색동저고리’

설날 아침, 아이들이 입는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는 단순한 멋내기용 옷이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색동의 붉은색은 나쁜 기운(액)을 막아주고, 파란색은 복을 기원하며, 노란색은 고귀함을 상징한다.
옛 어른들은 오방색을 이어 붙인 옷을 아이에게 입힘으로써, 사방의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특히 돌잔치나 명절에 색동옷을 입히는 것은 어린아이의 앞날에 밝고 경사스러운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입는 부적’과도 같았다.
◇ 밥상 위의 철학, 떡국 속 ‘고명’
오방색은 설날 대표 음식인 떡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 뽀얀 떡국 위에 가지런히 올라가는 고명(웃기)은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영양의 균형까지 고려한 조상들의 지혜다.
하얀 떡(백) 위에 볶은 고기(흑), 달걀지단(황, 백), 실고추(적), 파(청)를 얹어 오방색을 완성한다. 이는 만물의 조화를 중요시했던 음양오행 사상을 밥상 위에 구현한 것으로, 새해 첫 식사를 통해 우주의 기운을 몸안에 받아들이고 건강을 지키고자 했던 깊은 뜻이 숨어 있다.
◇ 자연을 닮은 건축의 색, ‘단청’
고궁이나 사찰을 방문하면 처마 끝을 장식한 화려한 단청을 볼 수 있다. 단청 역시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여 나무를 비바람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고, 건물의 권위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단청의 색 배합이 자연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보다, 주변의 산과 하늘, 흙과 어우러지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설 연휴에는 아이와 함께 ‘오방색 탐정’이 되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복 소매 끝동에서, 할머니가 끓여주신 떡국 그릇 안에서, 그리고 고궁의 처마 밑에서 다섯 가지 색을 찾아보자. 그 색깔들 속에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따뜻한 기도가 수백 년을 이어오고 있다.
자료참조=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